숲집놀이터 114. 별바라기
저녁에 아이들하고 가볍게 나들이를 나온다. 집하고 서재도서관 사이를 천천히 거닐면서 별바라기를 한다. 마당에 서서도 얼마든지 별바라기를 할 수 있는데 일부러 마을 한 바퀴를 크게 돈다. 논둑길에 셋이서 드러누워 하늘바라기를 해 본다. 논둑길은 밤이 되어도 뜨끈뜨끈한 기운이 가시지 않는다. 얼굴로 쏟아지는 뭇별을 그냥 바라보기도 하고, 어느 한 별에만 온마음을 쏟으면서 다른 별은 모두 눈에서 지워 보며 바라보기도 한다. 별자리를 그리기도 하고, 별똥을 비롯해서 별 사이를 마음껏 오가는 수많은 별을 가만히 좇는다. 냇물처럼 또는 구름처럼 보이는 별은 ‘미리내’인데 ‘별내’라는 이름도 붙여 본다. 고요하고 아늑하다. 이렇게 아이들하고 함께 땅바닥에 드러누워서 이 별에서 저 별을 바라보는 밤이 홀가분하다. 2016.8.21.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