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13. 어느새 배우다



  작은아이가 처음 아장걸음을 뗄 적을 떠올린다. 잘 걷지 못하겠다면서 앙앙거리기도 했고, 잘 달리는 누나가 저만치 앞서가면 빽빽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작은아이는 제법 잘 달릴 뿐 아니라 꽤 오래 걸어도 씩씩하다. 요즈음은 시멘트 논도랑 좁은 골을 혼자 올라타서 꽤 빠르게 걸을 수 있기까지 하다. 올봄까지만 하더라도 나더러 손을 잡으라고, 손을 잡아 주어야 좁은 골을 딛고 걸을 수 있다고 했지만, 이제는 혼자서 야무지게 잘 걷는다. 어느새 자라고, 어느새 배우며, 어느새 익숙하다. 어느새 깨닫고, 어느새 알아차리며, 어느새 잘한다. 나도 틀림없이 어느새 느끼면서 새롭게 배우는 살림이 있을 테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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