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12. 이가 아파



  작은아이가 어제 이가 아프다고 한다. 이를 벌려 보라 하니 아랫니 오른쪽 앞 잇몸이 동그랗게 부었다. 곁님은 어릴 적에 이런 적이 없었다고 하지만 나는 어릴 적에 이런 적이 잦았다. 영양소를 골고루 먹지 않거나 이를 제때 제대로 닦지 않아서 잇몸이 붓는다고들 말했다. 맞다. 그렇다. 여기에 몇 가지 까닭이 더 있다. 첫째, 밥을 즐겁게 노래하면서 먹지 않은 탓이다. 무엇을 먹든 활짝 피어나는 웃음꽃이 되어 누려야 몸에서 반긴다. 둘째, 고우면서 밝은 마음이 되지 않은 탓이다. 골을 자꾸 부린다든지 짜증을 자꾸 낸다든지 스스로 미운 마음이 되니 몸이 나빠진다. 셋째, 스스로 몸과 마음을 파란 하늘처럼 해맑고 고요하게 가꾸려 하지 않은 탓이다. 거미줄처럼 하늘빛을 닮은 거미줄처럼 몸과 마음을 해맑고 고요하게 가꾸려는 넋이 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영양소를 골고루’ 먹어도 몸이 아프다. 마음이 아프거나 다친 사람은 몸도 아프거나 다칠 수밖에 없고, 마음에 사랑이 아닌 골부름이나 짜증을 심는 사람은 ‘좋은 마음과 몸’이 아니라 ‘나쁜 마음과 몸’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얘기를 작은아이한테 찬찬히 이야기해 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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