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쇄 (사진책도서관 2016.8.8.)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책을 한 권 써서 3쇄를 찍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유월 끝무렵에 낸 사전 한 권을 어느덧 3쇄를 찍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잘 되었고 고마운 노릇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제는 한결 넉넉히 이웃님한테 선물로 부칠 수 있겠다고 느낍니다. 여느 때에 나한테 책을 선물로 보내 주신 이웃님이 여럿 있습니다. 재미나며 고운 이웃님이 계신데, 시인인 이웃님이라든지 사진가인 이웃님이라든지 책지기(출판사 편집자나 대표)인 이웃님이 있습니다. 이분들이 더러 이녁 땀과 사랑이 밴 책을 보내 주시는데 나는 마땅히 보내 줄 만한 뭔가가 없었어요. 두 달 반 만에 3쇄를 찍은 책을 봉투에 넣어 자전거를 달려 면소재지로 갑니다. 택배값 4000원이 아무렇지 않습니다. 1쇄를 찍을 무렵에는 우체국 택배값 4000원에 손을 벌벌 떤 나머지 인터넷서점을 거쳐 책을 선물했지만, 3쇄를 찍은 얘기를 들은 오늘은 책 안쪽에 연필로 내 이름을 적고 짤막하게 글월도 넣어서 땡볕을 신나게 받으며 우체국으로 달려가서 책을 부칩니다.


  우리 도서관 한쪽에 놓은 낡은 자전거 페달을 쓰다듬습니다. 열 해 남짓 내 발이 되어 주던 페달 두 짝 가운데 한 짝을 챙겨서 도서관에 두었어요. 앞으로 4쇄도 40쇄도 400쇄도 찍어서 마을 할머니랑 할아버지한테까지 이 사전을 선물할 수 있기를, 또 고흥 시골마을 어린이랑 푸름이한테도 선물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5743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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