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쯤 되면
저녁쯤 되면 설거지를 하고 나서 행주를 짤 적에 손아귀가 살짝 욱씬거린다. 설거지를 한두 해 하던 살림이 아닌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 물을 만지다 보니 손아귀가 좀 아프다. 이러다가도 자고 일어나면 새 아침에는 멀쩡하고, 낮에는 그럭저럭 보내다가 또 저녁이 되면 손아귀가 따끔거린다. 여름이라 빨래도 잦고, 아이들도 자주 씻기고, 설거지라든지 밥짓기라든지, 또 밭일이나 다른 일을 하노라면 손이 쉴 겨를이 없다. 이제 잠자리에 앞서 부엌을 치우고 한 번 더 씻은 뒤 하루를 마무리하려는데 새삼스레 손아귀가 욱씬거리네 하고 느끼면서 길게 하품을 한다. 2016.8.3.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빨래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