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옷 빨래



  한여름이 무르익으면서 땀옷을 아침 낮 두 차례씩 빨래합니다. 저녁에 나온 땀옷은 이튿날 아침에 빨래합니다. 그야말로 한여름이네 하고 느끼며 빨래를 해서 말리고, 마른 옷을 아이들한테 새로 입히고, 또 땀에 절은 옷을 저녁에 벗겨서 이튿날 아침에 빨래해서 말리고 하다가 문득 생각합니다. 지난여름을 돌아보니 올여름 손빨래는 무척 손쉬워요. 올해부터 되살림비누조차 안 쓰고 미생물발효액에 담가서 헹구기만 하니 거의 손이 안 간다고 할까요. 게다가 내 몸에 흐르는 땀을 씻으면서 빨래를 헹구고, 다 헹군 옷가지는 마당에서 물을 짜면서 옥수수밭에 곧바로 주니까, 이래저래 ‘빨래라는 일’이 아니라 ‘여름 물놀이’ 같구나 싶습니다. 아이들은 낮잠을 재우고 땀옷 빨래를 새삼스레 마친 뒤에 나도 이제 아이들 곁에 드러누워서 등허리를 펼 생각입니다. 2016.7.31.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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