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사십 분



  아침에 뒷밭을 살피다가 오늘은 옥수수를 따면 재미있겠다고 느껴 작은아이를 부릅니다. 작은아이는 모기 때문에 못 따겠다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나는 모기가 물건 말건 한 손으로 슥슥 훑으며 다른 한 손으로 옥수수를 땁니다. 옥수수가 몇 자루인지 센 뒤에 마당에서 더 따기로 합니다. 두 아이를 불러서 마당 옥수수를 따도록 합니다. 알맞게 작으면서 알이 야무지게 달린 넉 자루는 씨옥수수로 건사하기로 합니다. 씨옥수수는 겉을 싼 껍질을 뒤로 돌려서 가볍게 묶어 처마 밑에 두 자루씩 걸어 놓습니다. 옥수수를 손질해서 찜기에 넣는데, 감자도 넉 알을 함께 넣습니다. 어제 선물로 받은 아이들 옷꾸러미를 이엠하고 목초액을 탄 물에 담가 놓습니다. 어제 아이들을 씻기며 나온 옷하고 천도 담가 놓습니다. 여기까지 끝내고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습니다. 부산스레 움직여 아침 사십 분을 씁니다. 앞으로 삼십 분쯤 뒤면 옥수수하고 감자가 잘 익어서 두 아이가 활짝 웃을 테지요. 2016.7.30.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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