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저자마실
금요일 아침 밥상맡에서 두 아이한테 묻습니다. 오늘 인감증명을 떼어야 하기에 면소재지로 갈는지 읍내로 갈는지 물어봅니다. “벼리야, 보라야, 오늘 우리 자전거를 탈까, 버스를 탈까?” 큰아이는 “버스?”라 말하고 작은아이는 “자전거랑, 버스?”라 말합니다. 이리하여 버스를 타고 읍내로 가기로 합니다. 읍내로 와서 군청에서 인감증명을 떼는 김에 저자마실을 합니다. 11시 5분 버스를 타고 읍내로 나가서 12시 30분 버스로 돌아올 수 있으나, 느긋하게 14시 30분 버스를 타기로 합니다. 이동안 넉넉히 걷고, 놀이터에서 그네를 뛰었습니다. 읍내 군립도서관 앞에 있는 햄버거집에서 다리도 쉬었어요. 오늘 한낮이 무척 덥다고 마을방송이나 읍내방송으로도 흐르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다닐 길만 다니면 되고, 더위를 딱히 생각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두 아이는 군내버스를 타고 마을 어귀에 내린 뒤, 곧바로 빨래터로 달려갑니다. 나도 빨래터에서 고무신하고 발을 씻습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가방을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가서 빨래를 하고 몸을 씻습니다. 2016.7.29.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