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질과 선풍기



  엊저녁 올들어 처음으로 선풍기를 꺼냅니다. 그동안 아이들한테 부채질만 해 주었으나, 자꾸 ‘슈팽기(선풍기)’를 노래하기에 드디어 꺼냅니다. 선풍기 바람을 쐬는 두 아이는 재미있어 합니다. 그렇지만 꼭 40분만 틀고는 더 틀지 않습니다. 선풍기가 멈춘 뒤에는 부채를 들고 천천히 살랑살랑 살랑 부쳐 줍니다. 그런데 잠자리에서 선풍기 바람이 아이들 머리로 바로 가지 않도록 벽에 튀기도록 하기는 했어도, 가만히 부채질을 할 적에 땀을 한결 잘 식히네 하고 느낍니다. 그러고 보면 아이들하고 살아온 지난 아홉 해 동안 여름 내내 늘 부채질로 살았기에 밤새 부채를 부치면서 힘들다고 느낀 적이 없습니다. 외려 알맞고 부드럽게 부채를 부쳐서 밤잠을 고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손길을 잘 익혔다고 할 수 있네요. 2016.7.29.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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