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모그 (사진책도서관 2016.7.16.)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주디스 커라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이 쓴 책 하나를 놓고 느낌글을 쓰다가 문득 궁금해서 구글로 찾아보았지요. 요즈음은 어떻게 지내시는가 하고요.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아직 튼튼히 지내시는 할머니 모습을 보다가,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라는 그림책을 어떻게 쓸 수 있었나 하는 이야기를 읽다가, 또 한국에는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이분 삶 이야기를 읽는데, 뒤에서 큰아이가 셈틀 화면을 바라봅니다. “어! 저 그림책 알아. 나도 읽었어.” “그래, 재미난 그림책이지? 저 그림책을 그린 분이 이 할머니야.” 독일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나치 때문에 온 집안이 죽음수렁에 휩쓸릴까 걱정한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린 주디스 커를 데리고 가까스로 독일을 빠져나갔다고 합니다. 주디스 커 아버지는 나치 독일이 ‘불사른 책’을 쓴 숱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는군요. 어린 주디스 커는 왜 고향을 떠나야 하는지 모르는 채, 게다가 아버지랑 어머니하고도 왜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나치 독일 손아귀에서 벗어났다는데, 이러한 이야기는 나중에 커서야 알았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새삼스레 안 뒤에 다시금 《고양이 모그》나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라는 그림책을 살핍니다. 도서관 어느 짬에 꽂았나 하고 둘러본 뒤에 두 권 모두 쉽게 찾습니다. 눈에 잘 뜨이는 자리에 다시 꽂습니다. 아픔이나 슬픔을 그저 아픔이나 슬픔으로 두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와 기쁨으로 살려낸 할머니 손길을 가만히 떠올립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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