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412 : 생을 살다



생을 살아온 뒤

→ 삶을 누린 뒤

→ 삶을 보낸 뒤

→ 살아온 뒤


생(生) = 삶

삶 : 사는 일. 또는 살아 있음. ≒ 생(生)

살다 : 어떤 생활을 영위하다

생활(生活) : 사람이나 동물이 일정한 환경에서 활동하며 살아감



  “삶을 살다”나 “생을 살다” 같은 말이 요즈막 들어 널리 퍼졌습니다. 이러한 말투는 먼 옛날부터 쓰지는 않았습니다. “잠을 자다”처럼 같은 말을 잇달아 쓰는 일이 더러 있으니 “삶을 살다”도 여러모로 쓸 만하다고 여길 수 있어요. 그런데 ‘생 = 삶’이고 ‘생활하다 = 살다’입니다. 더욱이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뜻이 오락가락 뒤죽박죽이기도 해요. 어쩌면 한국말사전조차 이렇게 오락가락 뒤죽박죽이니 사람들도 깊이 헤아리지 않고 함부로 말을 할는지 모르지요. ‘삶’을 앞에 넣어서 말할 적에는 “삶을 누리다”나 “삶을 보내다”나 “삶을 즐기다”나 “삶을 짓다”처럼 뒤엣말을 알맞게 넣으면 한결 낫습니다. ‘살다’를 뒤에 넣어서 말할 적에는 “어떤 나날을 살다”나 “어떤 날을 살다”나 “어떤 하루를 살다”처럼 앞엣말을 새롭게 넣어 볼 만해요. 2016.7.19.불.ㅅㄴㄹ



그리 굴곡 많은 생을 살아온 뒤에도

→ 그리 굽이 많은 삶을 누려온 뒤에도

→ 그리 굽이진 나날을 살아온 뒤에도

→ 그리 힘겨운 삶을 보내온 뒤에도

《조병준-기쁨의 정원》(샨티,2016) 13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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