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2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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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637



네가 돌멩이를 바라보는 마음

―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2

 니노미야 토모코 글·그림

 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6.3.15. 5000원



  나한테는 보석이라고 하는 돌이 하나도 없습니다. 나한테뿐 아니라 곁님한테도 보석이라고 하는 돌이 딱히 없습니다. 우리 살림집에는 따로 보석이라고 하는 돌이 없는 셈입니다.


  보석이라고 하는 돌이 비싸기에 우리 집에 없지는 않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따로 보석에 마음을 주지 않을 뿐입니다. 모든 돌이 저마다 다르면서 고운 보석과 같다고 여길 뿐이에요. 그리고 곁님과 내가 서로 보석과 같은 숨결이요, 아이들도 저마다 보석과 같은 넋이라고 느껴요.



“옛날 사람들은 조개 안에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진주를 찾아서 수도 없이 바다 속으로 들어갔겠지. 그런 식으로 이렇게 정신이 아득해질 개수의 진주를. 당시에는 다이아보다 소중히 여겼던 이유를 알 것 같아.” (12쪽)


“남겨진 돌에는 그게 뭐든 메시지가 있는 법이구나.” (153쪽)



  니노미야 토모코 님이 빚은 만화책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대원씨아이,2016) 둘째 권을 읽습니다. 둘째 권에서는 보석을 둘러싸고서 ‘더 많은 돈’을 노리려는 사람들 이야기가 흐릅니다. 한쪽에서는 보석 하나에 그리움과 사랑을 담아서 아끼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그리움이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고 돈으로 따지는 값어치를 바라봐요.


  보석은 아무 말이 없어요. 보석은 그저 그대로 있어요. 그렇지만 보석도 우리하고 똑같은 숨결이기 때문에 ‘따스한 사람’ 곁에서는 따스한 기운이 흘러요. 차가운 사람 곁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흐르고요.



“소중한 사람에 대한 마음이 담긴 반지. 절대로 놓으려고 하지 않더군요.” (72쪽)


“그런데, 시노부. 이 에메랄드 때문에 카페가 불황이었던 게 아니라, 불황이어도 망하지 않았던 건 이 에메랄드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 (118쪽)



  아이들은 때때로 어버이나 이웃이나 동무한테 멋진 선물을 베풉니다. 돈 값어치로 대단한 멋진 선물이 아닌, 마음으로 따스한 기운을 담은 선물이에요. 즐겁게 웃으면서 기쁘게 노래하는 숨결을 고이 담은 선물이지요.


  우리가 서로 주고받을 만한 선물이라면 바로 이런 것이어야지 싶습니다. 더 값나가는 선물이 아니라, 따스하게 사랑을 담은 선물을 주고받을 적에 아름답게 웃는 살림이 되리라 느껴요.



“형님들은 돈이 곤란할 때 말고는 집에 오시지 않았으니 모르시겠지만, 어머님이 ‘사전 처분’ 하셨어요. 아버님이 돌아가실 때 모두가 지옥처럼 싸웠잖아요. 말했어요. ‘팔아버리고 다 어머님이 쓰세요’라고.” (129쪽)



  어버이는 아이한테 돈을 물려줄 수 있어요.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돈을 물려받기를 바랄 수 있어요. 어버이는 아이한테 돈이 아닌 사랑을 물려줄 수 있어요.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돈이 아닌 사랑을 물려받을 수 있어요.


  니노미야 토모코 님은 익살맞으면서 재미나게 전당포 이야기를 만화로 빚습니다. 보석 하나에 깃든 이야기를 되짚으면서 오늘 우리가 즐겁게 살림을 짓는 길이란 무엇인가 하는 대목을 건드려 줍니다.


  자, 보석 하나로 겉모습을 꾸미겠습니까? 아니면, 사랑으로 내 온몸을 따스히 어루만지겠습니까? 2016.7.19.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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