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46. 모래밭 그림
모래밭에 그림을 그려요. 바닷물이 밀려들어 이 그림을 모두 지우더라도 모래밭에 그림을 그려요. 우리가 모래밭에 폭 주저앉아서 그림을 그릴 적에는 바닷물이 먼발치에서 우리 그림을 구경해요. 얼핏 보자면 바닷물이 모래밭 그림을 지우는 듯하지만, 막상 알고 보면 달라요. 바닷물이 우리 그림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서 다가오고 또 다가오다가 그만 그림에까지 밀려들어서 그림을 지우고 말 뿐이에요. 바닷물은 아차 잘못했네 싶어서 다시 먼발치로 물러나지만 그림은 온데간데없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언제나 바다에 다시 찾아와서 그림을 새롭게 그립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