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45. 꽃이랑 책이랑


  겨울이 끝나면서 풀이 돋고 꽃이 필 무렵, 작은아이는 마당에 나가서 걸상에 앉아서 그림책을 무릎에 펼칩니다. “볕이 따뜻해서 거기 앉니?” “응, 옆에 꽃도 있어. 작은 꽃이야.” 시멘트로 덮인 마당이 아닌 풀밭인 마당이라면 어떠했을까 하고 문득 헤아립니다. 봄볕으로 따뜻한 풀밭이라면 자리를 깔지 않고 그대로 드러누워서 하늘바라기를 하다가 뒹굴거나 재미난 놀이를 누릴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볕을 쬐면서 그림책을 펼치니 이야기와 함께 볕을 누립니다. 작은 꽃 곁에서 그림책을 넘기니 이야기에다가 작은 꽃이 베푸는 싱그러운 냄새를 나란히 즐깁니다. 2016.7.16.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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