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여는 마을 청소



  어젯밤에 이어 새벽 네 시에 마을 방송이 흐릅니다. 오늘 ‘식전에’ 마을 청소를 하러 모두 마을 어귀로 나오라는 방송입니다. 시골에서 이장님이 말씀하는 ‘아침 들기 앞서’는 새벽 다섯 시입니다. 나도 새벽 다섯 시에 막대수세미를 들고 마을 어귀로 나갑니다. 마을 청소가 아니었으면 바로 오늘 낮에 아이들하고 빨래터 물이끼를 걷은 뒤에 물놀이를 즐길 생각이었어요. 갑자기 새벽바람으로 청소를 하자 하시니 혼자 부리나케 달려 나가서 신나게 물이끼를 걷습니다. 한가위도 설도 아닌 때에 왜 마을 청소를 갑자기 하자고 하시나 궁금했는데, 아마 여름방학 때문이지 싶습니다. 도시에 사는 딸아들이 방학을 맞이해서 꽤 많이 시골로 찾아와서 지낼 테니까요. ‘도시 아이들’이 시골로 올 적에 깨끗하거나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여기시는구나 싶습니다. 한 시간 남짓 마을 청소를 함께 하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이런 마을 청소는 앞으로 마을 할매와 할배는 그만하셔야지 싶어요. 나날이 힘드실 테니까요. 마을 청소는 앞으로 ‘도시 아이들’이 방학이나 명절에 찾아와서 해야지 싶어요. 이렇게나마 ‘도시 아이들’이 시골일을 조금씩 거들면서 마을 할매와 할배 어깨에 얹힌 짐을 풀어 줄 수 있기를 빕니다. 2016.7.15.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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