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목소리
아버지는 군내버스를 타고 혼자 웁내로 갑니다. 읍내에서 순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순천에서는 삼례로 가는 기차를 탑니다. 이날
하루 두 아이는 아버지하고 떨어진 채 시골집에서 낮이랑 저녁을 누립니다. 밥상맡에도 집에도 잠자리에도 아버지가 없는 하루입니다. 아이들은 밤이
되어도 좀처럼 잠들지 못하면서 전화를 겁니다. “아버지 보고 싶어요. 아버지 언제 와요?” “우리는 아무리 멀리 있어도 늘 마음으로 볼 수
있는걸? 아버지는 하루 자고 이튿날 집에 가요.” 오늘날 우리 삶터에는 손전화라고 하는 무척 놀랍고 재미난 기계가 있어서 참으로 멀리 떨어진
데에서도 목소리를 나눌 수 있습니다. 나라밖에서까지 목소리를 섞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이런 기계가 없더라도 서로 마음으로 아끼고
보살피는 숨결이 되면, 며칠 못 보더라도 한동안 멀리 떨어지더라도 마음으로 한가득 따스한 바람이 불지 싶어요. 아이들아 꿈을 꾸렴. 우리는 늘
꿈에서 하나로 만나거든. 아이들아 꿈을 꾸자. 우리는 서로 꿈으로 맺고 이어지는 노랫가락이야. 2016.7.11.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