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28] 소꿉밭

 


  어린이는 어른이 짓는 살림을 곁에서 가만히 지켜보면서 소꿉놀이를 합니다. 어른은 살림살이를 장만해서 살림을 짓고, 어린이는 소꿉을 갖추어 소꿉놀이를 해요. 자그마한 그릇이나 조개껍데기나 돌이나 작대기는 모두 소꿉이 됩니다. 그런데 어른 가운데에는 아직 야무지지 못한 몸짓으로 살림을 짓는 사람이 있어요. 어설프거나 엉성한 모습으로 살림을 짓는다고 할까요. 어린이가 소꿉놀이를 하듯 살림을 다스리는 어른이 있다면 이때에는 ‘소꿉살림’ 같다고 할 만해요. 어린이는 놀이를 하니까 ‘소꿉놀이’일 텐데, 어른은 일을 ‘소꿉일’처럼 한다고 할 테지요. 밭이나 논을 일구기는 하는데 작게 일구는 밭이나 논이라면 ‘소꿉밭·소꿉논’이라 할 수 있어요. 흙일이 익숙하지 않다든지 땅뙈기가 얼마 없는 텃밭살림이라면 이때에도 ‘소꿉밭’을 일군다고 할 테고요. 앞으로는 야무지거나 알찬 살림을 꿈꾸면서 ‘소꿉꿈’을 꿉니다. 어설프거나 엉성한 손짓이지만 앞으로는 슬기롭고 알뜰하게 지을 사랑을 마음에 담으면서 ‘소꿉사랑’을 키웁니다. 2016.6.8.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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