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할 바 모르는 다리
네 시간 반째 달리는 자전거는 바닷가에 멈춥니다. 아이들은 바닷가에서 바닷놀이를 즐기고, 자전거를 이끌던 사람은 자전거 걸상에 몸을 맡긴 채 앉지도 서지도 눕지도 못합니다. 그야말로 어찌할 바 모르는 다리입니다. 파란 바람이 되고, 파란 하늘이 되며, 파란 별이 되자고 마음속으로 노래합니다. 앞으로 사십 분쯤, 어쩌면 오십 분쯤 더 달려야 집에 닿을 테니, 어찌할 바 모르는 다리는 여기에서 끝내고 새롭게 기운을 내자고 다짐합니다. 아이들은 그저 신나게 뛰놀고, 이 싱그러운 웃음을 집까지 고이 모셔 가자고 생각합니다. 2016.7.6.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