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404 : 울울창창 우거진



울울창창 초록만 우거진 거대한 협곡

→ 빽빽하게 풀빛만 우거진 커다란 골

→ 풀빛만 우거진 커다란 골짜기


울울창창(鬱鬱蒼蒼)하다 : 큰 나무들이 아주 빽빽하고 푸르게 우거져 있다

우거지다 : 풀, 나무 따위가 자라서 무성해지다

무성(茂盛)하다 : 풀이나 나무 따위가 자라서 우거져 있다



  ‘울울창창’은 “아주 우거진” 모습을 가리킵니다.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한국말 ‘우거지다’를 한자말 ‘무성하다’를 빌어 풀이하는데, 한자말 ‘무성하다’는 다시 한국말 ‘우거지다’를 빌어 풀이하지요. 오락가락합니다. 더구나 ‘울울창창’이 ‘우거진’ 모습을 가리키니 이래저래 뒤죽박죽입니다. ‘울울창창’이라는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이 글월에서 ‘우거진’을 덜어야 합니다. 두 낱말을 함께 쓸 수 없습니다. 이밖에 이 글월을 보면 “거대한 협곡”이라는 대목이 있는데, ‘협곡(峽谷)’은 “좁은 골짜기”를 가리켜요. 좁은 골짜기가 ‘거대’하다고 하는 말은 어쩐지 안 어울립니다. “커다랗게 좁은 골짜기”란 무엇일까요? 2016.7.4.달.ㅅㄴㄹ



꽃은 지고 울울창창 초록만 우거진 거대한 협곡 아스라한 절벽

→ 꽃은 지고 풀빛만 짙게 우거진 크고 거친 골짜기 아스라한 벼랑

→ 꽃은 지고 풀빛만 빽빽하게 우거진 큰골 아스라한 벼랑

→ 꽃은 지고 풀빛만 몹시 우거진 큰골 아스라한 벼랑

《곽효환-슬픔의 뼈대》(문학과지성사,2014) 8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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