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행여 幸-


 행여 도움이 될까 → 어쩌면 도움이 될까 / 그래도 도움이 될까

 행여 돌아올까 → 어쩌면 돌아올까 / 설마 돌아올까

 행여 감기 들까 → 어떠면 감기 들까 / 이러다가 감기 들까

 행여 기회를 놓칠까 → 어쩌면 기회를 놓칠까 / 자칫 기회를 놓칠까

 행여 남이 볼까 → 어쩌다 남이 볼까 / 자칫 남이 볼까


  ‘행여(幸-)’는 “어쩌다가 혹시”를 뜻한다고 합니다. ‘혹시(或是)’는 “1. 그러할 리는 없지만 만일에 2. 어쩌다가 우연히 3. 짐작대로 어쩌면”을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 한국말사전 뜻풀이는 겹말입니다. ‘어쩌다가’나 ‘어쩌면’을 뜻하는 ‘혹시’라는 한자말을 빌어서 ‘행여’를 “어쩌다가 혹시”로 풀이한다면 “어쩌다가 어쩌다가”로 풀이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행여’이든 ‘혹시’이든 손쉽게 ‘어쩌다가’나 ‘어쩌다’나 ‘어쩌면’으로 손질하면 됩니다. 2016.7.3.해.ㅅㄴㄹ



행여나 그 토끼들이 돌아올까 싶어

→ 어쩌면 그 토끼들이 돌아올까 싶어

→ 앞으로 그 토끼들이 돌아올까 싶어

→ 설마 그 토끼들이 돌아올까 싶어

《마저리 윌리엄즈/이옥주 옮김-인형의 꿈》(비룡소,1998) 29쪽


행여 끝나지 않을까

→ 어쩌면 끝나지 않을까

→ 설마 끝나지 않을까

→ 이제 끝나지 않을까

《김진-밀라노…11월 1》(허브,2004)  131쪽


행여 누가 뒤쫓아 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 설마 누가 뒤쫓아 오기라도 하는듯이

→ 마치 누가 뒤쫓아 오기라도 하는듯이

《카롤린 필립스/전은경 옮김-커피우유와 소보로빵》(푸른숲주니어,2006) 51쪽


행여 농사꾼 흉내 같은 건 내지 마라

→ 짐짓 농사꾼 흉내 따위는 내지 마라

→ 앞으로 농사꾼 흉내는 내지 마라

→ 이제 농사꾼 흉내는 내지 마라

《오제 아키라/최윤정 옮김-나츠코의 술 9》(학산문화사,2011) 43쪽


행여 셔터소리가 연주가를 방해할까 봐

→ 자칫 셔터소리가 연주가를 헤살할까 봐

→ 어쩌다 셔터소리가 연주가를 성가시게 할까 봐

《이은주-인연의 향기》(오픈하우스,2012) 81쪽


그러다 행여 지나는 사람이

→ 그러다 문득 지나는 사람이

→ 그러다 어쩌다 지나는 사람이

《여림-비 고인 하늘을 밟고 가는 길》(최측의농간,2016) 7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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