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중 듣는 아버지

 


  나는 곁님이나 아이들한테 곧잘 꾸중을 듣습니다. 미처 살피지 못한 일이라든지 제대로 헤아리지 모한 일이 있으면 곁님이나 아이들은 나한테 바로 꾸중을 늘어놓습니다. 꾸중을 들으며 살 적에 기쁘거나 재미있다고 여길 사람은 드물 수 있을 텐데, 꾸중이 꼭 싫지만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미처 뜨지 못한 눈으로 미처 바라보지 못한 곳을 콕 짚어서 밝히는 말이 꾸중이기 때문입니다. 곁님하고 아이들한테서 들은 꾸중을 곱씹으면서 내 몸짓과 말결을 가다듬습니다. 오늘은 아침에 새로운 몸이랑 마음이 되어 일어나자고 생각합니다. 꾸중 듣는 살림이 아니라 노래가 흐르는 살림이 되자는 마음으로 하루를 짓습니다. 2016.6.30.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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