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틀을 쓰는 고마움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에 일어나서 셈틀을 켭니다. 요새는 웬만한 여관마다 셈틀이 있어서 따로 셈틀방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여관 셈틀은 옛날 풀그림을 쓰기 일쑤라 이것이 안 되고 저것이 안 되곤 합니다. 어쩌면 여관 방마다 놓은 셈틀에 있는 풀그림을 모두 새롭게 고쳐 놓기란 힘들 수 있을 테지요. 내가 집에서 작은 셈틀을 들고 오지 않아도 되면서 여관 셈틀을 쓸 수 있으니, 그저 고마우면서 즐겁게 쓸 노릇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면서 아침을 엽니다. 아침에 한 시간 즈음 여관 셈틀을 붙잡고 새 풀그림을 깔아서 쓰려다가(이를테면 크롬 같은) 도무지 안 되어 그냥 이대로 잘 써 보자고 생각을 고칩니다. ‘있는 것’만으로도 어디인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2016.6.30.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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