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꽃을 아이들하고 만나기



  아이들하고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로 들딸기를 훑으러 나들이를 갔다가 들딸기가 돋은 위쪽으로 핀 나무꽃을 함께 바라봅니다. 처음에는 들딸기 냄새가 그처럼 달콤한가 하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국수나무에 핀 국수꽃이 어우러졌기에 무척 달꽃한 꽃내음이 퍼진 줄 깨닫습니다. 아이들이 묻습니다. “아버지, 이 꽃 무슨 꽃이야? 냄새 되게 좋다. 큼큼. 아 좋아.” “그러게, 냄새 아주 좋지? 어떤 이름을 지어 주면 좋을까?” 나는 아이들한테 ‘국수나무’나 ‘국수꽃’이라는 이름을 좀처럼 알려주지 않고 말을 빙빙 돌립니다. 이름을 알려주기 앞서 아이들 나름대로 이 나무를 놓고서 새로운 이름이나 느낌을 생각해 보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윽고 “이 나무는 사람들이 국수나무라고 해.” “국수? 국수나무? 이 나무가 국수라고?” “왜 국수일까? 아무튼 국수나무이니, 이 꽃은 국수꽃이지.” 작은 꽃줄기가 마치 국숫가닥처럼 퍼졌다고 보여서 국수나무일까요? 모를 노릇이지요. 우리 아이들한테 국수꽃은 새봄이 무르익어 바닷마실을 하기 좋은 철을 알려주고, 들딸기가 맛나게 익은 철을 알려주는 반가운 봄꽃입니다. 2016.6.27.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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