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죽나무 바라보기



  때죽나무에는 때죽꽃이 핍니다. 벚나무에 벚꽃이 피고 모과나무에 모과꽃이 피듯이 때죽나무는 때죽꽃입니다. 봄이 저물고 여름으로 접어들 무렵 볕이 잘 드는 곳에서도 그늘이 진 곳에서도 때죽나무는 마치 수없는 방울을 매달듯이 하얗게 잇달아 꽃송이를 아래로 늘어뜨리면서 터뜨립니다. 아이들하고 자전거를 타고 이 때죽나무가 선 곁으로 다가설 즈음 벌써 꽃내음이 우리를 감쌉니다. 다른 나무도 꽃내음을 멀리 퍼뜨리는데, 때죽나무도 꽃내음을 꽤 멀리 퍼뜨립니다. 때죽꽃이 핀 곳을 지나가기 앞서 “그래, 올해에도 어김없이 때죽꽃이 피었네!” 하고 알아차리도록 한달까요. 참으로 싱그럽게 고운 꽃빛으로 여름을 손짓하는 나무꽃입니다. 2016.6.27.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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