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자전거 삶노래 2016.6.27. 읍내 아닌 면내



샛자전거하고 수레를 붙여서 두 아이를 이끄는 내 자전거 ‘허머’ 부속을 갈려고 오늘 읍내까지 다녀올 생각이었다. 앞뒤 바퀴를 갈고, 브레이크슈를 갈고, 이것저것 갈려고 했는데, 집안일이며 모든 일을 끝마치고 자전거를 꺼내려고 하는데 큰아이가 마당에서 외친다. “어, 비 온다!”


큰아이 외침소리를 듣고 부랴부랴 마당에서 이불을 걷고 빨래를 걷는다. 이불은 거의 다 말라서 조금만 더 바람을 쏘이면 되는데, 마지막을 못 말린다. 옷가지도 덜 마른 채 평상으로 옮긴다.


그래도 모르니 기다려 보자는 생각으로 두 시간을 기다리지만 빗줄기는 멎었다 내렸다 하면서 자꾸 들이친다. 안 되겠구나 싶어서 읍내까지 자전거로 달리지 않기로 한다. 그냥 면소재지 우체국으로 달린다. 우체국에 가서 소포를 부친다. 면소재지 철물점에 들러서 작은 손잡이를 장만한다. 이러고서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오는 길에 복숭아를 작은 꾸러미로 장만한다. 집에서 영화를 보며 기다리는 아이들한테 복숭아를 내민다. 우리 집 복숭아나무는 아직 없으니 이렇게 사다가 먹지만, 앞으로는 우리 집 한쪽에도 복숭아나무가 자라기를 꿈꾸어 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고흥자전거/자전거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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