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62. 2016.6.19. 오이김치



  사월에 담근 깍두기를 유월 한복판에 다 먹는다. 이제 새로운 김치를 하나 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오이김치를 떠올린다. 무, 갓, 열무에 이어 넷째 김치인 셈이다. 올들어 다달이 김치를 한 번씩 담가 보니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할 만할까. 이제 첫걸음이니 첫맛을 잘 살리면서 밥상을 즐겁게 밝히자고 생각한다. 여러 날 동안 눈어림으로 오이김치를 살핀 뒤에, 장마를 앞두고 오이를 넉넉히 장만해서 평상에 앉아 천천히 다듬고 썰고 무친다. 올해에는 읍내에서 장만한 오이로 오이김치를 담지만, 이듬해에는 우리가 심는 오이로 오이김치를 담가 보자고 꿈을 꾸어 본다. 이장님 댁 마늘밭 일손을 거들며 얻은 마늘하고 양파를 쓰고, 마당에서 훑은 부추를 섞는다. 저녁에 오이김치를 무친 뒤 곯아떨어졌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김치통에 옮겨담았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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