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40. 오징어장갑


  겨울이 저물 즈음 곁님이 장갑을 떴어요. 한겨울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다가 새봄을 앞두고 장갑을 떴어요. 아이들은 새봄을 앞두고도 장갑을 끼면서 놉니다. 장갑도 그냥 장갑이 아니라 ‘오징어장갑’입니다. “내 손이 오징어가 되었네?” 하면서 두 손을 꼬물꼬물 움직이며 노는데, 장갑 한 켤레도 새롭고 재미난 놀잇감 구실을 합니다. 여러 날에 걸쳐 천천히 지은 살림은 알뜰한 살림살이가 되면서 살가운 놀잇감이요, 우리 곁에서 늘 기쁜 웃음을 베푸는 선물과 같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무엇을 사진으로 찍으면 되느냐 하고 묻는 분이 있다면 ‘우리가 손수 짓는 살림을 손수 사진으로 찍어 보셔요.’ 하고 이야기하겠습니다. 2016.6.17.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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