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꽃 온세상 그림책
하마다 케이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미세기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63



웃음은 기쁘며 재미난 마음에서 피어난 꽃이야

― 웃음꽃

 하마다 게이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미세기 펴냄, 2016.5.13. 9800원



  하마다 게이코 님이 빚은 그림책 《웃음꽃》에는 두 어린이가 나와요. 한 어린이는 ‘형’이고, 한 어린이는 ‘동생’입니다. 형인 어린이는 늘 동생하고 재미나게 놉니다. 형 가운데에는 동생을 때린다거나 괴롭히는 어린이도 있을 테고, 동생하고는 안 놀아 주려는 어린이도 있을 테지요. 이 그림책에 나오는 형은 늘 동생하고 사이좋게 놀 뿐 아니라, 동생을 재미나게 북돋아 주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동생은 한 가지가 마음에 안 들어요. 뭐가 마음에 안 드느냐 하면, 형하고 날마다 하는 ‘눈싸움’을 늘 진단 말이지요. 여태 한 번도 형을 꺾지 못했습니다. 눈싸움을 벌이는 형은 늘 다르면서 우스꽝스러운 낯빛이 되어 동생을 웃기기 때문입니다. 그냥 째려보는 눈싸움이 아니라, 웃음이 터져나와서 도무지 견딜 수 없도록 하는 눈싸움을 동생한테 온몸으로 보여주고 가르치는 형이라고 할까요.



나는 잠자기 전에 주문을 걸었어. 내일은 웃지 않는다. 내일은 웃지 않는다. 내일은 웃지 않는다. (4쪽)



  그림책에 나오는 동생은 어느 날 밤에 굳게 다짐을 합니다. 잠자리에 들기 앞서 똑같은 말을 수없이 되풀이합니다. “내일은 웃지 않는다.” 하고요.


  아이는 참으로 온힘을 기울여서 이 다짐을 마음에 굳게 새깁니다. 아이는 반드시 형을 눈싸움으로 꺾겠다는 마음이 되어 이 다짐을 되새기고 또 되새깁니다.


  자, 이튿날 아침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제 동생은 형을 처음으로 꺾을 수 있을까요?



나나미가 나에게 꽃을 주었어. 두근두근했어. 그런데 나나미가 이렇게 말하지 뭐야. “겐지, 안 좋아?” (13쪽)



  새롭게 찾아온 아침에 형은 어김없이 아주 우스꽝스러운 얼굴로 동생을 맞이합니다. 그런데 동생은 조금도 웃음을 터뜨리지 않습니다. 동생을 웃기려고, 동생이 눈싸움에서 또 지게 하려고 하던 형은 그만 지칩니다. 제풀에 지쳐요. 드디어 동생이 처음으로 눈싸움을 이겼어요.


  그런데 동생은 눈싸움을 이긴 뒤로도 ‘웃지 않는 얼굴’ 그대로예요. 아차. 그렇지요. 동생은 “내일은 웃지 않는다”라고 다짐을 새겼어요. ‘형하고 눈싸움을 할 적에 웃지 않으면서 반드시 꺾는다’ 같은 다짐을 새기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동생 얼굴은 하루 내내 ‘안 웃는 얼굴’이 되고 맙니다. 여느 때에는 언제나 맑고 밝게 웃는 얼굴이었다는데, 이 아이는 하루 내내 안 웃는 얼굴이 되었고, 이 얼굴을 본 어머니나 아버지나 동무들은 모두 걱정스러워 합니다. “어디 아프니?” “안 좋은 일이 있니?” “힘드니?” 하고 묻지요.



웃음은 기쁘고, 재미있는 기분을 전하는 거구나. 웃음은 ‘씩씩해, 괜찮아.’라고 알려주는 거구나. 나는 다시 주문을 걸었어. 내일은 웃는다. 내일은 웃는다. 내일은 웃는다. (24쪽)



  웃음이란 무엇일까요? 그냥 터져나오는 웃음일까요? 아니면 이 웃음이란 기쁜 마음을 나타내는 꽃과 같을까요?


  그림책 《웃음꽃》은 ‘그냥 웃음’이 아닌 ‘웃음꽃’을 다룹니다. 웃음꽃이 ‘웃음사랑’이 되고 ‘웃음살림’이 되며 ‘웃음노래’가 되는 이야기를 다루어요.


  여기에 한 가지 이야기를 더 다루지요.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안 웃는 얼굴’로 하루를 보내고 나서 뒤늦게 깨달았지요. ‘안 웃는 얼굴’이 얼마나 무섭거나 무시무시하거나 골이 난 듯한 모습인가를 깨닫고 배워요. 이리하여 이날 밤 잠자리에 들기 앞서 새롭게 다짐을 새겨요. 바로 “내일은 웃는다.”라는 다짐입니다.


  마음에 꿈을 그리면서 밤에 고요히 잠들어요. 마음에 그린 꿈을 이튿날 아침에 기쁘게 이루어요. 온힘을 기울여서 그리는 꿈을 늘 새롭게 이루면서 하루를 맞이해요. 아이도 어른도 누구나 똑같으리라 느껴요. 스스로 웃지 않으려 하기에 그만 웃음이 사라져요. 스스로 웃으려 하기에 그야말로 신나게 웃어요. 스스로 즐거우려 하지 않기에 그만 즐거움이 사라져요. 스스로 즐거우려 하기에 참말로 활짝 피어나는 웃음꽃이 가득한 즐거움으로 아름다운 삶을 이루어요. 2016.6.12.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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