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 철공소 5
무네히로 노무라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628



용접공을 좋아하는 투박한 만화

― 말랑말랑 철공소 5

 노무라 무네히로 글 ·그림

 이지혜 옮김

 시리얼 펴냄, 2016.3.25. 8000원



  만화책 《말랑말랑 철공소》 첫째 권이 2012년에 처음 나왔을 무렵 무척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그무렵에 이 만화책을 장만하지 못했습니다. 그리 안 두껍고 무지개빛을 넣지 않은 판짜임인데 8000원 값은 세다고 여겼습니다. 《말랑말랑 철공소》는 꾸준히 나오면서 2016년에 다섯째 권이 나옵니다. 책값은 2012년이나 2016년이나 8000원입니다. 다섯 해 동안 책값이 그대로이네 하고 생각하다가, 문득 달리 생각해 봅니다. 2016년에 8000원이라면 2012년에 5000원이나 6000원쯤 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고요.



“요짱, 이 일은, 프로 복서처럼 선택된 사람이 아니라, 입사한 날부터 누구든 바로 프로야. 그러면서 기술이 붙어 가지만, 프로 의식만은 가지고 있어야 해. 요짱은 이제 남에게 줄 수 있는 위치니까.” (117쪽)



  만화책 《말랑말랑 철공소》는 책이름처럼 철공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철공소는 용접기를 빌어 쇠붙이를 말랑말랑하게 주무른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단단하고 투박한 쇠붙이를 다루는 사내들은 얼핏 단단하고 투박해 보이지만,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모두 말랑말랑한 마음결이요 살림이라는 대목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러면서 ‘철공소 일꾼’을 남편으로 둔 아내가 마을에서 이웃하고 어떤 말을 섞는가 하는 대목도 살짝살짝 재미나게 비추어 줍니다.


  《말랑말랑 철공소》 다섯째 권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이 만화책을 철공소와 용접과 쇠붙이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빚은 작품입니다. 만화로 다루는 이야기가 철공소와 용접과 쇠붙이일 뿐, 여느 순정만화나 운동만화나 생활만화하고 비슷한 결이요 흐름입니다.


  용접공이라고 해서 아주 남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대목을 보여주고, 여느 사람하고 똑같은 용접공이지만 용접공은 용접공 나름대로 기쁨과 보람을 누린다고 하는 대목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 만화책이 더 번역된다고 할 적에 여섯째 권이나 일곱째 권을 새로 장만해서 읽을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수수하고 투박한 눈썰미로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만화책입니다만, 바로 이 자리에서 가만히 맴돌기만 하거든요. 꾸준히 ‘다른 이야깃감’을 끌어내어 연재를 잇는 일도 재미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이보다는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숨결과 눈길’을 다룰 때에 비로소 고요히 빛이 나는 어여쁜 수수함이나 투박함으로 거듭나리라 느낍니다.


  한 발 더 깊이 들어가지 못했다는 느낌에 아쉽고, 한 발 더 넓게 얼싸안지 못하는구나 싶은 생각에 밋밋합니다. 2016.5.27.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