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꽃이 지고 (사진책도서관 2016.5.1.)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새봄에 봄맞이꽃이 핍니다. 봄맞이꽃이 한창 흐드러지면서 매화꽃이나 벚꽃이 피고, 매화꽃이나 벚꽃이 지면서 동백꽃이나 모과꽃이 피고 지고, 유채꽃이나 갓꽃이 피고 지면서, 딸기꽃이 하나둘 피어나면서 덩굴이 뻗는데, 딸기알이 익을 무렵 찔레꽃이 핍니다. 한 꽃이 지면 다른 한 꽃이 핍니다. 다른 한 꽃이 피면 새로운 다른 한 꽃이 피려고 몽글몽글 몽우리가 굵어집니다. 이러는 동안 민들레는 잎사귀를 퍼뜨리고 꽃대도 수없이 오르고 내리면서 끝없이 꽃을 피웁니다. 겨울이 저물 무렵에 첫 꽃을 피운 우리 집 흰민들레는 오월이 되어도 새로운 꽃이 피고 새롭게 씨앗을 맺어요.


  책 하나를 읽으면 다른 책 하나가 찾아올까요? 책 하나를 읽기에 이 책을 바탕으로 새로운 살림을 한 가지 더 재미나게 가꿀 만할까요? 책만 더 읽는 살림이 아니라, 책 하나에서 얻은 새로운 이야기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즐겁게 새 살림을 북돋우자고 생각하면서, 오월 문턱에 마을길이나 우리 집 마당에서 곱게 돋는 붓꽃을 반가이 맞이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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