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광이풀, 사광이아재비
앞밭하고 뒷밭을 날마다 조금씩 갈며 씨앗을 심고 돌보다가 ‘어린 싹’인데에도 줄기에 살짝 날카로운 가시나 톱니가 난 아이를 봅니다. 너는 누구인가 하고 한참 들여다보다가, 아하 이 아이가 사광이풀이나 사광이아재비이겠네 하고 깨닫습니다. 어린 싹으로는 올해에 비로소 들여다보기에, 이 어린 싹이 사광이풀일는지, 아니면 사광이아재비일는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더 자라서 꽃이 피는 모습을 본다면 바로 알아챌 테지요. 한 번 어느 풀인지 알아채고 나면 이듬해부터는 어린 싹만 보아도 어느 풀인지 더 빨리 알아볼 테고요. 어리고 여릴 적에는 나물로도 먹기에 그대로 둘까 하다가도, 어느새 무럭무럭 자라 밭을 덮기에 어린 싹을 뽁뽁 뽑습니다. 하나쯤은 남겨서 풀이름을 제대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고도 생각해 봅니다. 2016.5.13.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