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어젯밤부터 비가 가볍게 내렸다.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가랑잎도 꽃송이도 떨어진다. 마당에 선 후박나무 둘레는 빗물을 맞으며 떨군 잎하고 꽃송이가 가득하다. 바람이 없는 아침에 아이들을 바라보며 외친다. “마당 쓸 사람?” “저요! 저요!” 시골순이랑 시골돌이는 심부름도 즐겁고 소꿉살림도 재미나다. 나는 이 아이들을 북돋우는 말을 즐겁게 외치면 된다. 그러니까, 억지스레 시킬 까닭이 없고, 나무라거나 꾸짖듯이 시킬 일도 없다. 활짝 웃으면서 “누가 함께 밭을 일굴까?”라든지 “누가 씨앗을 함께 심을까?” 하고 부르면 된다. 노래하면서 부르면 되고, 즐겁게 찬찬히 하면 다 된다. 마음에 사랑을 담아서 들려주는 ‘말’은 살림노래가 된다. 2016.5.6.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