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놀이 (사진책도서관 2016.4.15.)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도서관 어귀에 갓꽃하고 유채꽃이 어우러집니다. 갓꽃도 유채꽃도 마음껏 자랍니다. 노랗게 물들며 춤추는 이 꽃자리를 본 아이들은 노란물결에 뛰어들고 싶습니다. 어른이 노란물결이 들어가면 고개가 빼꼼 보일 테지만, 아이들이 노란물결로 들어가면 머리도 몸도 안 보입니다. 빽빽하게 돋은 꽃밭으로 뛰어든 두 아이는 이리저리 헤집으면서 놉니다.


  딸기꽃이 드문드문 고개를 내밉니다. 사월은 딸기풀이 하얀 꽃송이를 실컷 떠뜨렸다가 저무는 달이에요. 곧 오월을 맞이하면 이때부터 딸기알이 발갛게 익어요. 이러면서도 오월에도 하얀 딸기꽃이 새로 피고, 앞서 피었다가 진 딸기꽃이 지면서 열매가 익는 동안 자꾸자꾸 꽃이랑 열매가 이어집니다.


  그 어떤 책으로도 알려줄 수 없는 재미난 놀이를 꽃밭이 알려줍니다. 그 어떤 만화나 영화도 가르칠 수 없는 신나는 놀이를 꽃밭에서 몸소 누립니다. 아이는 누구나 놀이를 하면서 자란다는 말을 새삼스레 되새깁니다. 나는 어릴 적에 실컷 놀면서 씩씩하게 자랄 수 있었고, 오늘 이곳에서 우리 아이들이 실컷 놀면서 씩씩하게 자랄 수 있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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