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하자



  집안을 치우다가 다른 일이 많아서 한동안 미뤘다. 한동안이라고 하나 여러 달 미뤘다. 오늘 비로소 마저 치우기로 한다. 책상하고 책꽂이 자리를 옮겨야지. 낮까지 이 일을 마친 뒤에는, 서재도서관에 가서 흙놀이터를 꾸며 보려고 생각한다. 한쪽에 있는 흙무더기를 삽으로 잘 다져서 놀이터로 바꾸어 볼 생각이다. 밤새 ‘흙미끄럼틀’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니까 아침부터 낮까지는 방 치우기요, 낮부터 해거름까지는 흙미끄럼틀이다. 오늘은 이 두 가지를 신나게 하자. 그러고 나서 저녁에 아이들을 재운 뒤에는 ‘출판사에 보낼 마감글’을 손질하자. 모두 신나게 하자. 머리끈을 질끈 동여맨다. 2016.4.6.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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