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될 것’ 같은 일은 없다
‘안 될 것’ 같은 일은 무엇일까? 스스로 ‘안 될 것’이라고 여기는 일이 바로 ‘안 될 것’ 같은 일이지 싶다. 우리가 하는 일 가운데 안 되거나 못 할 만한 일이 있을까? 안 된다고 여기면 안 되기 마련이고, 못 한다고 여기면 못 하기 마련이라고 느낀다. 다시 말해서, 된다고 여기기에 되고, 한다고 여기기에 한다. 스스로 금을 긋고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마음이기에 될 일도 안 되고 할 만한 일도 못 하는 셈이라고 느낀다.
나는 이름난 어떤 사진가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없을까? 나 스스로 즐겁게 사진을 찍으려는 마음이라면 이름난 어떤 사진가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름난 그 사진가는 아직 찍지 못한 다른 모습을 찍을 수도 있다. 사진찍기뿐 아니라, 글쓰기나 그림그리기에서도 매한가지이다. 스스로 품는 생각에 따라서 마음이 바뀌고, 마음이 바뀌는 결에 맞추어 몸이 달라지며, 몸이 달라지는 흐름이 고스란히 삶으로 드러난다.
못 할 만한 일이란 없고, 못 쓸 만한 글이란 없다. 못 할 만한 사랑이란 없고, 못 이룰 만한 꿈이란 없다. 하려고 하지 않기에 이제껏 못 했을 뿐이고, 하자는 생각을 씨앗으로 마음에 심은 적이 없으니 여태 이루지 못 한 셈이라고 본다. 나는 ‘사전(한국말사전)’을 짓는 일을 하면서, 그러니까 말을 다루어 말을 풀이하고 알려주는 글을 쓰면서 ‘안 될 것’ 같은 일은 없다고 늘 새롭게 배운다. 2016.3.28.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