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 네가 천사인 줄 몰랐어 - 2010년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최은숙 지음 / 샨티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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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름 : 미안, 네가 천사인 줄 몰랐어
- 글쓴이 : 최은숙
- 펴낸곳 : 샨티(2006.3.3)
- 책값 : 10000원


.. “괜찮아, 아까 담임 선생님이 데리러 오셨는데 내가 잘 말씀드렸다.”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니 교장 선생님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거기 계셨다. 그때는 잘 몰랐다. 그것이 얼마나 큰 여유로움에서 나온 파격인지를. 나중에 내가 선생이 되어 학교에 들어와 생활하면서 그 교장 선생님 같은 어른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과 그런 여유는 아무나 갖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학교 사회란 참으로 하찮은 장부들에 생활을 비끄러매고 사는 곳이다 ..  〈30쪽〉


 올곧은 교사 한 사람이 태어나자면 이 교사가 어릴 적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이끌어 주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어야 합니다. 이 아이를 둘러싸고 함께 어울려 놀면서 세상을 부대끼게 해 주는 언니 오빠 형 누나 동생이 있어야지요. 마을 어른이 있어야 하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어야 합니다. 학교란 곳이 있다면, 이 학교에서 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껴안고 보듬을 수 있어야겠지요. 또한 아이가 늘 뛰어놀고 부대낄 수 있는 자연 삶터가 있어야 합니다. 사람 아닌 목숨붙이들이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어야 하며 갇혀 지내지 않아야 하고, 함부로 어떤 목숨도 죽이지 않는 삶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언제나 40만 사람이 교사로 있는 이 나라에서 참답게 교사라 할 만한 사람이 몇쯤 될까요? 이 가운데 1/100, 아니 1/10000이라도 있을까요?

 교사 최은숙은 아마 어릴 적 부대끼고 느낀 여러 일, 만난 수많은 사람이 ‘교사라는 일이 아이들과 어울리고 부대끼면서 참삶을 보여주는 한편, 자기 스스로도 참삶을 꾸리도록 하는 일이구나’ 하고 느꼈지 싶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어울리고 아이들 부모(곧 마을사람)와 부대끼는 일이 참 살갑고 구수하구나 하고 느끼지 싶어요. 이리하여 몇 해 앞서는 《세상에서 네가 제일 멋있다고 말해 주자》를 냈고, 이번에­ ‘교사로 지낸 이야기’를 담은 두 번째 책 《미안, 네가 천사인 줄 몰랐어》를 냅니다.

 다만 한 가지. 교사 최은숙은 자기가 만나고 부대끼는 아이들과 어른들(그러니까 학부모이면서 마을사람인 분들)을 좀더 있는 그대로 보거나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도 많이 다가서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마음을 열고 꾸준하게 다가서려고 힘씁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나온 두 번째 책은 앞선 책보다 한 걸음 더 내디딘 이야기예요. 아마 몇 해 뒤 세 번째 ‘교사로 지낸 이야기’를 묶어 낼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당차고 씩씩하게 걸음을 내디딘 이야기를 담겠지요. 네 번째 책을 낼 수 있다면 그때는 더 알뜰할 테고요. (4339.3.1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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