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놀이터 92. 일하는 곁에서
아버지가 일하는 곁에서 노는 아이들은 아버지가 작은 심부름을 하나만 시켜도 서로 하려고 달려온다. 마치 이 아이들은 언제 어디에서라도 아버지가 부르면 무엇이든 다 해내겠다고 기다리는 일동무인지 모른다. 톱질을 할 적에 나무를 밟아 달라든지, 못을 뽑을 적에 해 보라든지, 옻을 바를 적에 한 번 붓을 쥐어 보라든지, 못을 박을 적에 망치를 두들겨 보라든지, 짐을 나른다든지 무거운 평상까지 함께 들어서 나른다든지, 쓰레기를 버려 준다든지, 쓰레기 담은 자루를 마을 어귀로 나른다든지, 빨래를 넌다든지 빨래를 걷는다든지 또 빨래를 갠다든지, 무엇이든 말만 하면 척척 움직여 준다. 이리하여 어버이는 일하는 동안 아이들이 곁에서 노래하며 웃고 놀기에 즐겁고 씩씩하게 새로 기운을 차린다. 2016.3.17.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숲집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