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을 새롭게 손질하기



  마당 한쪽에 놓은 커다란 평상을 손질한다. 이레에 걸쳐서 조금씩 손질한다. 비를 많이 맞아서 썩고 갈라진 자리는 톱으로 잘라낸다. 커다란 평상은 2/3 크기로 줄어든다. 크기를 어림하니 처마 밑에 둘 만하다. 처마 밑에 평상을 두면 비 맞을 걱정이 없다. 비가 오는 날에는 덮개를 씌우면 될 테니까. 다리가 튼튼하도록 받침나무를 더 붙이고 못질을 하고, 새 널을 붙이고 헌 널을 떼고, 마무리로 옻을 바른다. 말로 하자면 한 줄이면 넉넉하지만, 두 아이가 옆에서 심부름을 살몃살몃 하며 놀도록 하면서 이레에 걸쳐서 이 일을 했다. 이 일만 한다면 이틀이면 다 끝낼 수 있을는지 모르나, 밥도 짓고 빨래도 하고 옷도 개고 청소도 하고 도서관 갈무리도 하고, 이 일 저 일 함께 하자니 이레가 걸린다. 더욱이 옻을 발랐어도 뒤쪽까지 꼼꼼히 바르려고 날씨를 살펴서 하느라 옻바르기도 이틀이 걸린다. 기지개를 켜고 평상에 드러누워서 따끈따끈한 봄볕을 쬔다. 작은아이는 내 오른쪽에 눕고 큰아이는 내 왼쪽에 눕는다. 셋이 평상에 누워서 볕바라기를 하는데 큰아이가 “어머니는 어디 누워?” 하고 묻는다. 그래, 셋이 눕기에는 작지. “어머니는 마루에 누우라고 할까? 어머니 혼자 평상에 눕고 우리는 마루에 누울까?” 2016.3.16.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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