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책 (사진책도서관 2016.3.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내 서재를 고쳐서 꾸민 사진책도서관은 여느 도서관하고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돈을 들여서 도서관이라는 건물을 짓지 않았고, 아직 목돈을 모으지 못해서 폐교 건물을 이쁘장하거나 알뜰히 고쳐서 도서관을 꾸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오래도록 그러모은 책이 있기에 이 책으로 도서관을 꾸립니다. 오늘날은 책이 그야말로 넘친다고 할 만하기에 ‘책만 가득한 도서관’은 좀 재미없을 수 있는데, 이 서재도서관은 ‘책마다 이야기가 묻어난 도서관’이라고 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우리 도서관은 ‘도서관지기가 모두 손으로 만지고 살피고 읽어서 모은 책’이 있는 책터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책을 쥐든 이 책을 놓고서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책터라는 뜻입니다. 서지정보나 줄거리나 보도자료로 책을 다루지 않고, ‘어느 책 하나를 장만해서 읽고 누린 삶’을 풀어낼 이야기가 흐르는 책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책을 차근차근 들입니다. 여러 만 권 깃든 이 도서관에 새로운 책을 몇 권 섞는들 티가 거의 안 납니다. 스무 해 남짓 묵은 책 사이에서 새로운 책 하나는 그저 ‘하나 얹은’ 책입니다. 스무 해도 훨씬 지나 쉰 해나 백 해 즈음 묵은 책 곁에 꽂는 새로운 책 하나는 ‘낡고 닳은 책’하고 비슷한 숨결이 됩니다.


  사진책도서관이지만 사진책 말고 그림책하고 만화책하고 동화책을 나란히 둡니다. 사진책을 읽듯이 그림책을 읽으면 재미있고, 만화책을 읽듯이 사진책을 읽으면 재미있습니다. 책과 책 사이에 놓인 마음바탕을 읽을 수 있다면, 어느 책을 손에 쥐더라도 기쁨을 누릴 만하리라 봅니다.


  봄을 맞이하니 날이 곱고 바람이 따스하며 볕이 부드럽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 봄날에 나무 둘레를 뛰어다니며 놀기를 더 즐깁니다. 꽃삽을 들고 땅을 파고 싶습니다. 판 땅에 씨앗을 심고 싶습니다. 나무도 한 그루 심고 싶어 합니다.


  새로운 책 하나는 나무 한 그루하고 같다고 느낍니다. 나무 한 그루는 새로운 책 하나와 같다고 느낍니다. 한손에 책을 쥐고, 다른 한손에 호미를 쥘 수 있으면, 우리는 저마다 우리 보금자리를 알뜰살뜰 가꿀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하늘빛이 새파랗습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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