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옷 (사진책도서관 2016.3.1.)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새봄을 맞이해 도서관 책꽂이를 새롭게 갈무리하면서 청소를 하는데, 두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면서 더는 못 입히는 옷 상자가 문득 눈에 뜨였습니다. 참말 두 아이가 그동안 얻은 옷도 많고 새로 장만한 옷도 많구나 하고 느낍니다. 이 옷 가운데 이웃이나 동생한테 보낸 옷도 있지만, 두 아이가 그야말로 신나게 입었기에 많이 낡거나 닳아 못 보내고 남긴 옷도 있습니다.


  아이들한테 작아서 더 못 입히는 옷을 손에 쥐고 보니 ‘어쩜 옷이 이리 작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이 옷을 입고 뛰놀 적에는 미처 깨닫지 못하던 느낌입니다. 큰아이가 이 작은 옷을 보더니 “내가 어릴 적에 입던 옷이야?” 하고 묻습니다. 그래, 네 옷이지. 네가 바로 이 옷을 헐렁하게 입고서 놀다가 어느새 이 옷이 작아서 못 입지.


  우리 살림을 고흥으로 옮길 무렵 이 옷가지는 큰아이한테 꼭 맞았는데, 이제 큰아이는 이런 옷을 입었다는 대목을 까맣게 잊을 만큼 자랐습니다. 이 옷을 상자에 고이 모시기만 하다가 한 벌 두 벌 꺼냅니다. 책꽂이 옆에 못을 박아서 붙여 봅니다. 꽤 볼 만한데? 청소를 하다가 낡고 작은 옷을 붙이다가 다시 청소를 하다가 낡고 작은 옷을 붙입니다. 작은아이조차 못 꿰는 양말도 붙여 봅니다.


  꽤 재미있기도 하고, 도서관도 한결 볼 만한 모습이 되지 않느냐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함께 보는 책이 이 도서관에 남고, 내가 오늘까지 살아오며 손때를 묻힌 책을 아이들이 함께 들추면서 이 도서관에 남습니다. 앞으로 새로 장만하는 책들은 나와 아이 손을 거치면서, 또 숱한 이웃 손을 거치면서 이 도서관에 고스란히 남겠지요.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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