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읽는다는 것 (한미화) 어크로스 펴냄, 2014.8.18.14000원
‘엄마 독서평론가’가 책으로 아이 마음을 읽는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는 《아이를 읽는다는 것》을 읽어 본다. 이 책은 아침저녁으로 밥을 짓는 틈에 읽고, 마당에서 갓풀을 뜯어서 소금물에 재운 뒤에 읽다가, 아이들을 재우는 밤에 마저 읽는다. 한미화 님은 ‘엄마 독서평론가’라 한다면, 이 책을 읽는 나는 ‘아버지(아빠) 독서평론가’라 할 만할까? 어찌 되었든, 이 책에서 한미화 님은 ‘아이 마음 읽기’를 하는데, 이 아이 마음이란 한미화 님이 낳은 아이 마음에 앞서 ‘아이를 낳은 한미화 님이 어린 나날을 보내면서 누리던 마음’이라고 할 만하다. 다시 말해서, ‘어버이 한미화’이기 앞서 ‘아이 한미화’가 어떤 마음이었는가를 읽으면서 ‘오늘 우리 아이를 마주하는 어버이 한미화’가 어떤 마음으로 새롭게 거듭났는가를 되새긴다고 할 만하다. 또는 하나도 새롭게 거듭나지 못한 채 아이한테 꾸중이나 잔소리나 큰소리만 내지는 않는가 하는 대목을 뉘우치면서 돌아본다고 할 만하다. 어린이책을 읽는 어른은 아이를 책으로 북돋우려는 뜻도 있을 테지만, 이보다는 어버이나 어른으로서 얼마나 살림을 즐겁게 짓는가 하는 대목을 헤아려 보려는 뜻이 한결 짙다고 느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독서평론가’ 말고 ‘엄마 독서평론가’나 ‘아빠 독서평론가’인 이웃을 만나면 서로 재미나게 이야기꽃을 피울 만하겠네 하고 느낀다. 2016.3.8.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