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자전거 삶노래 2016.3.2.
: 철바람
바람이 바뀌었다. 2월이 저물 즈음부터 낮에는 바닷바람이 가볍게 불 듯 말 듯하더니 3월로 접어드니 따사로운 바닷바람으로 확 바뀌었다. 이제 자전거를 면소재지 쪽으로 달릴 적에는 맞바람이 되고, 면소재지에서 마을로 돌아올 적에는 등바람이 된다.
새로운 철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 샛자전거에 앉은 큰아이한테 ‘철바람이 바뀐 결’을 이야기한다. 이제는 면에서 집으로 달리는 길이 한결 수월하다고, 바람이 얼굴 쪽으로 불지 않으니 자전거가 가벼우면서 우리가 말을 주고받기에도 한결 낫다고 이야기한다.
철바람이 이제 막 바뀌었어도 바람은 등에서만 불지 않는다. 때로는 옆에서도 분다. “아버지, 바람이 옆에서 부는데, 그러면 ‘옆바람’?” “응. 옆에서 불면 옆바람이지.”
아이들한테는 겉옷을 입히고 장갑을 끼웠는데, 나는 장갑을 깜빡 잊었다. 그래도 손이 시리지는 않다. 이제 아이들도 겉옷을 벗고 자전거를 탈 만한 날씨로 확 바뀔 듯하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