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사진책도서관 2016.2.2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마을 한쪽에서 꽃밭을 가꾸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큰아이가 꽃밭 할아버지한테서 꽃가지 하나를 받았습니다. 우리 집 마당 한쪽에서도 자라는 동백나무 가지입니다. 커다란 꽃송이가 달린 가지를 받은 아이는 물병에 꽂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 물병에 꽂아야 할 테지. 얘야, 그런데 말이야, 동백꽃은 우리 집에도 있지? 그리고 우리는 꽃을 굳이 꺾어서 물병에 꽂지는 않지? 나뭇가지에서 돋는 대로 꽃바라기를 하고, 꽃이 지고 떨어질 적에는 나뭇줄기 둘레로 옮겨 주지? 네가 받은 꽃가지는 이 꽃가지대로 아끼되, 꽃가지는 함부로 꺾거나 자르지 않는 줄 헤아릴 수 있기를 바란다.


  도서관 책꽂이를 바지런히 새로 갈무리합니다. 긴 골마루를 따라서 책걸상도 새롭게 놓아 봅니다. 큰아이가 받은 동백꽃 가지는 작은 물병에 꽂아서 책상 한쪽에 올려놓습니다.


  땀을 내며 책과 책꽂이를 새로 갈무리하는 동안 두 아이는 바깥에서 뛰놉니다. 깊이 파인 구덩이에도 들어갔다가 나오고, 돌멩이를 주워서 던져 보고, 집에서 들고 온 꽃삽으로 땅도 파 보고, 이러다가 나뭇가지를 잡고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리기도 합니다. 나뭇줄기를 끌어안고 올라가 보려 하지만 잘 안 되는 듯합니다. 아직 팔힘이 제대로 붙지 않아서 나무타기까지는 못 하는구나 싶어요.


  나무 이야기를 다루는 그림책이나 만화책을 보아도 재미있습니다. 나무를 두 손으로 만지면서 타려고 용을 써 보아도 재미있습니다. 겨울이 저물고 봄이 찾아온 새로운 바람을 느끼면서 나뭇가지를 쓰다듬고 잎눈하고 꽃눈을 바라보아도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이 손수 삽으로 땅을 파고 새롭게 나무를 심어서 날마다 들여다볼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을 테고요.


  우리 도서관에 사진책을 만나러 찾아오는 손님한테 으레 보여주는 《마음속에 찰칵》이라는 그림책을 문간 옆 눈에 잘 뜨이는 자리에 살며시 놓아 봅니다. 꽃내음을 마음속에 담는 봄이요, 꽃빛을 마음결로 마주하는 봄입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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