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이라는 거짓말 (앤드류 포터) 마티 펴냄, 2016.2.15. 16000원
‘진정성’이라는 한자말은 한국말사전에 없다. 다만 ‘진정(眞正)’이라는 한자말은 한국말사전에 나오고, “거짓이 없이 참으로”를 뜻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진정성’이란 “참다움”을 가리킬 테고 “참결”이라고도 할 만하다. 《진정성이라는 거짓말》이라는 책은 “참이라고 하지만 거짓말”인 여러 가지를 따지거나 밝히는 인문책이라 할 만하다. 그러면 어떤 거짓말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나 이름이나 힘, 이 세 가지를 거머쥐려고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참이라도 되는 듯’이 일삼는 ‘거짓말’을 따지거나 밝히려 한다. 돈이나 이름이나 힘을 얻거나 거머쥐거나 가로채려고 하는 거짓말이니 그야말로 거짓말인 셈이리라. 그러면 왜 이렇게 거짓말을 할까? 말 그대로 돈을 얻든 이름을 얻든 힘을 얻든 할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제 다른 두 가지를 물을 만하다. 돈이나 이름이나 힘을 얻으려는 몸짓은 ‘다 나쁜’가? 돈이나 이름이나 힘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조용히 수수하게 살아가려는 사람은? 《진정성이라는 거짓말》을 읽다 보면 138쪽에 ‘흙바닥 집’은 그냥 ‘가난(빈곤)’을 나타낼 뿐이라고 나무란다. 그러면 참말 흙집(흙바닥 집)은 가난한 집일 뿐일까? 이 지구별에서 흙집이나 돌집이나 나무집이 아닌 시멘트집은 몇 채쯤 될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름·힘’을 거머쥐려는 뜻으로 거짓말을 일삼는 무리나 지식인이나 정치나 경제나 사회운동을 나무라는 일은 나무랄 만하리라 본다. 그렇지만 곳곳에 드는 ‘보기’ 가운데 글쓴이가 외곬로 ‘넌 거짓말이잖아!’ 하고 헐뜯는 대목이 보인다. 왜 헐뜯어야 할까? 이런 책을 쓰는 앤드류 포터라는 분은 어떤 ‘참된 마음이나 넋’으로 ‘참이라는 허울을 쓴 거짓말’을 나무라거나 헐뜯을 수 있을까? 2016.2.29.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