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에 쑥이 돋으면



  새봄에 쑥이 돋으면 반갑게 바라본다. 며칠쯤 큼큼 냄새를 맡다가 어느 만큼 올라오면 “반갑구나. 올해에도 우리 몸이 되어 주렴. 올 한 해도 너희 푸른 숨결을 우리 마음으로 퍼뜨려 주렴.” 하고 고개 숙여 노래하면서 한 줌씩 뜯는다.


  쑥을 뜯는 손에는 쑥내음이 밴다. 쑥을 뜯어서 흙을 헹군 뒤에 국에 넣으면 국에 쑥내가 감돈다. 쑥국을 한 숟가락 뜨면 온몸으로 짜르르 쑥맛이 퍼진다. 쑥 한 줌은 얼마나 예쁜가. 냄새를 맡아도 국으로 끓여도 마냥 바라보기만 해도 새봄 새쑥은 더없이 사랑스럽다. 2016.2.28.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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