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기 앞서



  불을 끄기 앞서 이야기공책에 글을 몇 줄 적는다. 아이들하고 함께 읽으려고 함께 쓰는 이야기를 틈틈이 적는다. 아이들은 책으로 나온 이야기도 읽지만, 어머니나 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도 듣는다. 이야기공책에는 아버지가 살림을 지으면서 새롭게 생각하는 이야기를 적는다. 재미로 삼아서 쓰는 글이 아니고, 가르침으로 쓰는 글이 아니다. 삶을 짓는 길을 들려주면서 아이가 앞으로 아이 나름대로 사랑을 짓는 숨결로 거듭나기를 바라면서 쓰는 글이다. 그러니 이 글은 아이한테 읽히면서 물려주는 글일 뿐 아니라, 늘 나 스스로 돌아보는 글이 되기도 한다. 어버이요 한 사람으로서 슬기로운 마음이 되자는 뜻에서 아이들도 함께 읽을 만한 글이 되도록 여민다. 이러한 글을 잠자리에 함께 눕기 앞서, 불을 끄고 눕기 앞서, 모든 말을 마치고 꿈으로 가기 앞서, 몇 줄씩 적어 본다. 2016.2.27.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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