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림문고 책살피 (사진책도서관 2016.2.19.)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1980년대에 국민학교 여섯 해하고 중학교 세 해를 다닐 무렵 ‘계림문고’라는 작은 책을 보았습니다. 그무렵에는 그 ‘계림문고’가 어떤 책인지 몰랐어요. 그저 학교 도서관에 꽂힌 책이라고만 알았어요. 1990년대를 지나고 2000년대로 접어들어 출판사에서 책 빚는 일을 하는 동안 ‘계림문고’를 비롯해서 수많은 ‘문학전집’이 일본책을 슬그머니 베껴서 펴낸 책인 줄 뒤늦게 알았습니다. 한국에서 어린이책을 빚던 어른들은 책꼴을 비롯해 사잇그림을 모두 베끼거나 훔쳐서 내놓았고, 한국에서 어린이로 자라던 우리들은 이 책을 고스란히 받아먹었어요.


  묵은 책을 갈무리하다가 ‘계림문고 책살피’를 하나 보면서 어린 날 만난 책들을 문득 떠올립니다. 어릴 적에는 이런 책살피 하나도 몹시 아꼈고, 이런 책살피에 깃든 그림을 흉내내어 그려 보기도 했습니다.


  1970년대나 1980년대에 ‘책을 빚던 어른’들은 우리 손으로 우리 이야기를 일구어서 우리 그림을 지을 생각을 왜 좀처럼 못 했을까요? 잘 그리든 못 그리든 우리 나름대로 우리 숨결을 새롭게 가다듬을 수 없었을까요? 일본책을 고스란히 베껴서 내더라도 ‘일본책’인 줄 떳떳하게 밝힐 만한 다부진 마음을 왜 키우지 못 했을까요? 요즈음은 일본책을 무척 많이 옮기고, 일본 그림이든 노래이든 아주 쉽게 흘러들 뿐 아니라 즐겁게 나눕니다. 함께 나누면서 서로 북돋우는 살림살이란 무엇일까 하고 되새깁니다.


  마을 이웃 한집에서 책을 열 상자 주셨습니다. 고맙게 받은 책을 갈무리하면서, 빗물을 먹은 책은 덜어내고, 책꽂이에 둘 책은 천으로 먼지를 닦습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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