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 한 권 (사진책도서관 2016.2.21.)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사진책 한 권을 새로 도서관에 둡니다. 일본 사진책으로, 아베 고지라는 분이 빚은 《아빠! 안녕히 다녀오셨어요!》(안단테마더,2016)입니다. 올 1월에 나온 사진책으로, 이 사진책은 아직 언론 소개를 못 받았지 싶습니다. 조용히 나와서 눈길을 거의 못 받는구나 싶은데, 이 사진책을 보면서 무척 즐겁고 재미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무지개빛으로 담는 사진이 싱그럽고, 아이들하고 신나게 뛰노는 삶을 사진으로 고스란히 담긴 모습이 어여쁩니다. 아베 고지라는 분은 전문 사진가이지 않습니다. 아마 사진공부도 따로 안 하셨으리라 느낍니다. 석 달 동안 배를 타는 일을 하고, 한 달 동안 쉬는 삶이라고 해요. 석 달 동안 곁님하고 아이들을 그리는 마음을 가득 품고는, 한 달 동안 쉴 적에 그야말로 기쁘게 식구들과 어우러져 놀면서 이 삶자락을 사진으로 수수하게 담아요.


  한 달 동안 지내면서 앞으로 석 달 동안 다시 헤어져야 하는 줄 모두 잘 알겠지요. 아베 고지라는 분이 아이들을 사진으로 찍는 마음을 아이들도 곁님도 잘 알겠지요. ‘시간이 흐르면 사진이 남는다’고 흔히 말합니다만, 석 달 동안 배를 타고 일을 하면서 ‘지난 한 달 동안 찍은 사진’을 마음 가득 돌아보고 되새기는 마음이 되리라 느껴요. 남기려고 찍는 사진이 아니라 ‘늘 바라보고 생각하려’고 찍는 사진이에요. 작품도 예술도 아닌 삶으로 찍는 사진이에요. 사진을 그야말로 더없이 사진으로 아름답게 누린 숨결이 깃든 사진책인 《아빠! 안녕히 다녀오셨어요!》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책도서관을 꾸리는 사람이요 아이들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서 이 사진책은 더없이 반갑습니다. 내가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마음하고 살가이 어우러지니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 멋진 사진을 책으로 엮어 우리한테도 보여주니 고맙지요.


  우리는 누구나 사진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고, 사랑님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꿈을 꿀 수 있으며,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어요.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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