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시 (사진책도서관 2016.2.1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살며시 일어나서 아침을 맞습니다. 살며시 문을 열어 하늘을 바라봅니다. 살며시 물을 틀어 낯이랑 손을 씻습니다. 살며시 불을 올려 밥을 짓고, 살며시 그릇을 놓으며 밥상을 차립니다.
사뿐사뿐 가벼운 걸음으로 도서관을 열어 놓습니다. 아이들이 노는 몸짓을 지켜보다가 책을 갈무리하고, 골마루 바닥을 쓸고 닦습니다. 잘 노는 아이들이 살며시 졸려 할 즈음 도서관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놀던 것은 제자리에 놓고, 보던 책은 제자리에 꽂습니다. 때로는 그냥 걸상이나 책상에 늘어놓습니다. 이튿날 다시 와서 치우자고 생각합니다.
부드러이 부는 바람이 싱그럽지만 아직 따스하지는 않습니다. 겨울 끝자락입니다. 어느덧 겨울이 저물면서 봄이 코앞입니다. 머잖아 도서관 창문을 모조리 열고서 맑으면서 밝은 바람을 맞아들일 수 있을 테지요. 천천히 마을길을 걸어서 집에 닿으면, 다시 저녁을 차리고, 아이들 손발을 씻기고, 기지개를 끙 하고 켭니다.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봅니다. 서울 퇴계로에 있는 ‘갤러리 브레송’에서 〈해피 데이즈〉라는 사진잔치가 3월 2일부터 3월 10일까지 열린다고 알리는 사진엽서가 옵니다. “기쁜 날”을 담은 사진에는 어떤 이야기가 흐를까요? 사진 한 장에도 글 한 줄에도 이야기 한 토막에도 언제나 기쁨이 깃들 수 있는 살림을 돌아봅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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