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14. 눈을 먹자
비가 오면 비를 먹어요. 눈이 오니 눈을 먹지요. 바람이 불면 바람을 먹어요. 햇볕이 내리쬐면 해를 먹지요. 우리는 무엇이든 먹을 수 있어요. 모두 내 몸이 되고 마음이 되면서 사랑이 되거든요. 신나게 먹으면서 춤을 춰요. 기쁘게 먹으면서 재미나게 웃어요. 나랑 함께 눈을 먹지 않겠어요? 다른 사람 눈치 볼 일 없어요. 오로지 나만 바라봐요. 이 눈이 펄펄 내리는 하늘만 바라봐요. 내 즐거운 삶을 바라보면서 혀를 쏙 내밀고 눈맛을 함께 누려요. 오직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멋지고 아름다운 맛이랍니다. 2016.2.18.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사진말/사진넋)